
제II부 샤리
제8장
배합초와 조미
샤리(초밥용 밥)의 개성은 배합초가 정합니다. 식초, 소금, 설탕 세 가지는 맛을 내기만 하는 재료가 아닙니다. 샤리의 수분, 보존성, 딱딱해지는 속도까지 좌우합니다. 이 장에서는 식초를 만드는 법과 산도를 읽는 법, 세 재료의 역할, 그리고 가게의 배합을 이유를 갖고 정하는 사고방식을 배웁니다.
이 장에서 배울 것
- 식초의 산도를 읽고, 식초를 바꿀 때 양을 다시 계산할 수 있다
- 쌀식초, 곡물식초, 주정식초, 아카즈의 성격과 구분해 쓰는 법을 설명할 수 있다
- 배합초에서 식초, 소금, 설탕의 역할과 배합의 사고방식을 설명할 수 있다
- 아카즈의 색과 향을 만드는 마이야르 반응과, 소금과 설탕이 입자 수로 작용하는 원리를 설명할 수 있다(1급)
- 굵은 소금과 구운 소금의 차이와, 각각에 맞는 쓰임새를 설명할 수 있다(1급)
8.1 식초란 무엇인가 ― 초산 발효와 산도
식초는 술에 들어 있는 알코올을 초산균이라는 균이 아세트산(초산)으로 바꾸어 만드는 조미료입니다. 초산균은 알코올을 산소로 산화시켜 아세트산을 만듭니다. 이 변화를 초산 발효라고 합니다.
쌀식초라면 먼저 쌀로 술을 빚습니다. 쌀을 누룩(고지)으로 당으로 바꾸고, 효모가 그 당을 알코올로 만듭니다. 이렇게 만든 술에 초산균을 넣으면 식초가 됩니다. 무엇을 원료로 한 술인지, 어떻게 만들었는지가 그대로 식초의 개성이 됩니다.
식초의 주성분은 아세트산입니다. 그 밖에 아세트산 이외의 산, 아미노산, 당, 향 성분이 조금씩 들어 있습니다. 이 '조금씩'의 차이가 감칠맛과 깊은 맛, 향의 차이가 됩니다.
산도 읽기
식초 라벨에는 산도가 적혀 있습니다. 산도는 식초 100mL에 들어 있는 산을 아세트산으로 환산한 무게(g)입니다. 산도 4.5%라면 100mL 속에 4.5g의 산이 있다는 뜻입니다.
일본에서 시판되는 식초는 산도 4.2~4.5% 정도가 일반적입니다. 업소용으로는 산도 10~15%의 고산도 식초도 있습니다. 고산도 식초를 그대로 쓰면 쌀이 산 때문에 너무 조여지고, 톡 쏘는 자극만 두드러집니다.
그래서 식초를 바꿀 때는 반드시 산도를 봅니다. 그리고 산의 양이 같아지도록 다시 계산합니다. 지금 쓰는 양에 지금 식초의 산도를 곱하고, 새 식초의 산도로 나누는 방식입니다.
- 지금의 산의 양 산도 4.5%의 식초를 200mL 쓰고 있다고 합시다. 200에 4.5를 곱하면 900입니다.
- 새 식초의 양 새 식초의 산도가 5%라면, 900을 5로 나누어 180입니다.
- 답 산도 5%의 식초 180mL로, 원래 식초 200mL와 같은 산의 양이 됩니다.
식초의 세기와 샤리의 산성
식초는 강한 산성입니다. 산성의 세기는 pH(피에이치)라는 숫자로 나타냅니다. 숫자가 작을수록 산성이 강합니다. 배합초를 섞은 샤리는 대략 pH 4.0~4.5가 됩니다.
이 산성이 균을 잘 늘지 못하게 합니다. 다만 식초는 균을 죽이는 것이 아닙니다. 잘 늘지 못하게 할 뿐입니다. 이것을 정균이라고 합니다. 시간이 지나면 초밥용 밥도 안전하지 않게 됩니다(제6장·제9장).
또 하나 기억해 둘 것은 아세트산이 날아가기 쉽다는 점입니다. 데우면 김과 함께 빠져나갑니다. 이 성질은 배합초를 준비할 때와 샤리기리(배합초 섞기, 제9장)에서 여러 번 나옵니다.
식초의 규격, 그리고 해외 식초로 수분 보충하기
일본에서는 양조식초의 일본농림규격(JAS)이 식초의 이름과 산도의 하한을 정하고 있습니다. 산도의 하한은 곡물식초가 4.2%, 과실식초가 4.5%, 그 밖의 양조식초가 4.0%입니다. 주정식초는 이 '그 밖의 양조식초'에 들어갑니다.
원료의 양에도 규정이 있습니다. 곡물식초와 쌀식초는 식초 1L당 곡물 또는 쌀을 40g 이상 쓴 것입니다. 현미 등으로 만드는 쌀흑초는 1L당 쌀 180g 이상을 쓰고, 숙성으로 갈색이나 흑갈색이 된 것입니다.
식초 자체의 pH는 2.5~3 정도입니다.
산도가 높은 식초로 바꾸어 양을 줄이면, 그만큼 배합초의 수분도 줄어듭니다. 예를 들어 200mL를 180mL로 줄이면 20mL가 모자랍니다. 이 차이를 뜨거운 물로 채우면 샤리의 물 양이 달라지지 않습니다.
8.2 식초의 종류와 성격
스시에 쓰는 주요 식초는 쌀식초, 곡물식초, 주정식초, 아카즈의 네 가지입니다. 쌀식초는 부드럽고, 흰 샤리의 기본입니다. 곡물식초는 가볍고 깔끔합니다. 주정식초는 감칠맛이 적고 신맛이 날카로운 식초입니다. 아카즈는 갈색이며, 깊은 맛과 감칠맛이 있습니다.
| 종류 | 원료 | 성격 | 주된 쓰임새 |
|---|---|---|---|
| 쌀식초 | 쌀 | 부드러움. 은은한 단맛과 감칠맛 | 흰 샤리의 기본. 흰살생선·조개에 맞음 |
| 곡물식초 | 쌀·밀·옥수수 등 | 가볍고 깔끔함 | 배합초의 바탕, 블렌드 |
| 주정식초 | 양조용 주정 | 감칠맛은 적고 신맛이 날카로움 | 개운한 맛을 냄. 기름진 등푸른생선을 절임 |
| 아카즈(가스즈) | 오래 묵힌 술지게미 | 갈색. 깊은 맛과 감칠맛이 있음 | 에도마에의 샤리. 참치·히카리모노(은빛 껍질 생선)·붕장어 |
쌀식초와 곡물식초
쌀식초는 쌀을 주원료로 한 식초입니다. 쌀에서 온 아미노산과 당이 남아 있어서, 신맛이 부드럽고 은은한 단맛이 있습니다. 향도 순합니다. 흰살생선이나 조개처럼 맛이 담백한 네타(재료)를 방해하지 않으므로, 가장 널리 쓰입니다.
곡물식초는 쌀, 밀, 옥수수 등 여러 곡물로 만드는 식초입니다. 쌀식초보다 가볍고, 신맛은 조금 날카로우며, 깔끔합니다. 값이 적당하고 품질도 안정되어 있어서, 배합초의 바탕으로 쓰는 가게도 많습니다.
주정식초
주정식초는 양조용 주정(알코올)을 초산 발효시킨 식초입니다. 곡물에서 온 성분이 거의 없으므로, 감칠맛이나 깊은 맛은 적고, 신맛이 날카롭고 맑습니다.
쓰임새는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쌀식초나 아카즈에 조금 섞어서 신맛의 개운함을 내는 것입니다. 다른 하나는 고등어나 정어리처럼 기름진 등푸른생선을 절이는 것입니다. 기름에 지지 않는 날카로운 신맛으로, 비린내를 누르면서 살을 조입니다(제16장). 주정식초만으로 배합초를 만들면 신맛이 뾰족하고 단조로워집니다.
주정식초는 '살균력이 강하다'는 말을 듣기도 합니다. 그러나 식초가 균을 억제하는 힘은 주로 산도로 정해집니다. 같은 산도라면 주정식초만 특별히 강한 것은 아닙니다.
아카즈(가스즈)
아카즈(붉은 식초)는 술지게미로 만드는 식초이며, 가스즈(지게미 식초)라고도 합니다. 청주를 짜고 남은 술지게미를 1~3년, 긴 것은 5년 이상 묵힙니다. 그것을 물에 풀어 초산 발효시켜 만듭니다.
묵히는 동안 술지게미의 아미노산과 당이 결합해서 갈색이 됩니다. 동시에 달콤한 향과 감칠맛이 생깁니다. 된장이나 간장이 갈색이 되는 것과 같은 변화입니다.
아카즈는 신맛이 부드럽게 느껴지고, 깊은 맛이 있습니다. 그래서 에도마에(에도 스타일)의 아카즈 샤리는 설탕을 쓰지 않는 배합이 전통이라고 합니다. 설탕으로 둥글게 만들지 않아도 아카즈 자체가 둥근 맛이기 때문입니다. 아카즈 샤리는 연한 갈색을 띠며, 참치나 전어, 붕장어처럼 맛이 강한 네타와 특히 잘 어울립니다.
아카즈의 색과 향 ― 마이야르 반응
아카즈의 색과 향을 만드는 것은 마이야르 반응입니다. 아미노카보닐 반응이라고도 합니다. 아미노산과 당이 결합하여 갈색 색소와 많은 향 성분이 생기는 반응입니다. 이 갈색 색소를 멜라노이딘이라고 합니다.
술지게미에는 아미노산과 당이 풍부하게 들어 있습니다. 그것이 상온에서 해 단위의 시간에 걸쳐 천천히 반응합니다. 된장이나 간장의 색, 빵이 구워진 색도 같은 반응입니다. 빵은 높은 온도에서 몇 분, 아카즈는 상온에서 몇 년이라는 차이가 있을 뿐입니다.
아카즈의 산도는 4.5% 안팎으로, 쌀식초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그런데도 부드럽게 느껴지는 것은, 술지게미에서 온 아미노산과 당이 신맛을 감싸기 때문입니다.
술지게미는 술을 빚을 때 발효를 마친 원료입니다. 그래서 아카즈는 쌀을 당으로 바꾸는 단계와 알코올 발효 단계가 필요 없습니다. 쌀식초는 쌀, 당화, 알코올 발효, 초산 발효의 순서로 진행됩니다. 아카즈는 술지게미, 긴 숙성, 물에 풀어 초산 발효의 순서로 진행됩니다.
주정식초와 흑초를 조금 더 자세히
주정식초는 발효로 만드는 양조식초의 한 종류입니다. 빙초산을 물로 묽힌 합성식초와는 다릅니다. 균을 억제하는 힘은 주로 아세트산의 양(산도)과 pH로 정해집니다. 그러므로 같은 산도라면 다른 식초와 큰 차이가 없습니다. 다만 고산도 제품을 고르면, 그만큼 균을 억제하는 힘도 강해집니다.
본 검정에서 자주 묻는 것은 곡물식초와 주정식초를 구분해 쓰는 법입니다. 주정식초는 감칠맛은 적지만, 날카롭고 순도 높은 신맛을 지닙니다. 그 신맛으로 개운함을 내고, 기름진 생선을 절입니다. 이 점을 알아 두면 충분합니다.
흑초는 현미나 보리를 원료로, 항아리 속에서 1~3년에 걸쳐 발효·숙성시킨 식초입니다. 숙성하는 동안 마이야르 반응으로 흑갈색이 됩니다. 아미노산이 매우 많고, 신맛은 부드럽습니다. 초밥용 밥의 주역으로 쓰는 일은 드물지만, 아카즈나 쌀식초에 조금 더해 깊이를 내는 가게가 있습니다.
8.3 배합초의 세 재료 ― 식초·소금·설탕
배합초(스시용 식초)는 식초, 소금, 설탕을 섞은 것으로, 샤리의 맛을 정합니다. 세 가지 모두 맛만을 위해 들어가는 것이 아닙니다. 각각 맛 이외의 역할이 있습니다.
식초 ― 신맛과, 균을 잘 늘지 못하게 하는 작용
식초는 신맛과 향으로 쌀의 단맛을 돋보이게 합니다. 동시에 샤리를 산성으로 만들어 균이 잘 늘지 못하게 합니다. 8.1에서 본 대로, 이것은 죽이는 것이 아니라 잘 늘지 못하게 하는 정균입니다.
식초를 너무 많이 넣으면 신맛이 두드러지고, 쌀이 딱딱하게 조여지며, 네타의 맛을 망칩니다.
소금 ― 맛의 윤곽
소금은 샤리의 맛에 윤곽을 만듭니다. 소금이 부족한 샤리는 시큼한데도 흐릿한 맛이 됩니다.
소금에는 물을 끌어내는 힘도 있습니다. 푸른 채소에 소금을 뿌리면 물이 나옵니다. 이것이 삼투압의 작용입니다. 쥔 스시 안에서는 소금이 든 샤리가 네타의 남는 수분을 조금 끌어냅니다. 그리고 네타의 맛을 조여 준다고 합니다. 소금이 쌀알의 표면을 조인다는 말도 있지만, 지은 밥에서는 분명히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설탕 ― 촉촉함과 윤기
설탕에는 물을 끌어안는 성질이 있습니다. 배합초의 설탕은 쌀알의 물을 끌어안아 놓치지 않고, 샤리가 마르는 것을 막습니다.
또한 식은 밥이 딱딱해지는 변화를 늦춥니다. 이 변화를 노화라고 합니다(제7장·제9장). 나아가 쌀알 표면에 윤기를 내고, 신맛의 모난 부분을 둥글게 합니다.
다만 너무 많이 넣으면 샤리의 단맛이 앞으로 나옵니다. 그러면 네타의 섬세한 맛을 덮어 버립니다. 아카즈를 쓰는 가게가 설탕을 쓰지 않는 것은, 아카즈에 당과 아미노산의 깊은 맛이 이미 있기 때문입니다. 흰 식초를 쓰는 가게에서는 설탕의 양이 가게의 맛을 정하게 됩니다.
배합의 사고방식
배합초의 배합에 단 하나의 정답은 없습니다. 쌀 1되는 약 1.5kg이고, 밥을 지으면 약 3.3kg이 됩니다. 이 쌀 1되에 대해 식초는 180~220mL, 소금은 30~45g, 설탕은 0~120g입니다. 이 폭 안에서 가게마다 정해집니다.
크게 나누면 세 가지 유형이 있습니다. 에도마에의 아카즈 가게는 설탕을 쓰지 않고 소금을 확실히 살립니다. 간토의 흰 식초 가게는 신맛과 단맛의 균형을 잡습니다. 간사이의 오시즈시(누름 스시)는 설탕을 많이 넣어 달고 부드럽게 합니다.
| 양식 | 식초 | 소금 | 설탕 | 성격 |
|---|---|---|---|---|
| 에도마에·아카즈 | 아카즈 180~220mL | 35~45g | 없음 | 깊은 맛과 짠맛. 참치·전어·붕장어 등 맛이 강한 네타에 |
| 간토·흰 식초 | 쌀식초 180mL | 30~35g | 30~60g | 신맛과 단맛의 균형. 폭넓은 네타에 |
| 간사이·오시즈시 | 쌀식초 180~200mL | 30~40g | 80~120g | 달고 부드러움. 시간이 지나도 잘 굳지 않음 |
간사이의 스시는 만들고 나서 시간을 두고 먹는 것이 많습니다. 그래서 설탕이 물을 끌어안는 힘과, 딱딱해지는 것을 늦추는 힘이 필요했습니다.
배합은 네타와의 궁합으로 정합니다. 기름진 네타가 많은 가게는 신맛과 소금을 살립니다. 흰살생선이나 조개가 중심인 가게는 신맛을 순하게 합니다.
배합은 그램과 mL로 기록하고, 매번 같은 저울로 잽니다. '큰술'이나 '컵'은 쓰지 않습니다. 소금 알갱이의 크기나 설탕의 종류에 따라, 같은 한 숟가락이라도 무게가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맛을 보고 정하는 것은 마지막 미세 조정뿐입니다.
식초·소금·설탕을 한 걸음 더 깊이 ― 입자 수로 생각하기
소금과 설탕의 작용 차이는, 물에 녹았을 때의 입자 수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
소금, 곧 염화나트륨은 물에 녹으면 두 개로 나뉩니다. 나트륨 이온과 염화 이온입니다. 게다가 소금 분자는 설탕 분자보다 훨씬 작고 가볍습니다. 그래서 같은 무게로 비교하면, 녹은 소금의 입자 수는 설탕의 10배 이상이 됩니다.
삼투압은 이 입자 수로 정해집니다. 삼투압이란 농도가 다른 액체가 세포막을 사이에 두고 맞닿았을 때, 묽은 쪽에서 진한 쪽으로 물이 옮겨 가려는 힘입니다. 입자가 많은 소금은 삼투압을 만드는 힘이 훨씬 강합니다.
뜨거운 밥에 소금이 든 배합초를 섞으면 쌀알 표면의 남는 수분이 끌려 나온다고 설명하기도 합니다. 표면이 조여지고 질척거림이 억제된다는 설명입니다. 그러나 지은 밥은 열 때문에 세포막이 부서져 있습니다. 소금도 쌀알 속으로 들어갑니다. 그러므로 날생선을 소금으로 절일 때와 같은 뚜렷한 탈수는 잘 일어나지 않습니다. 이 효과는 충분히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확실한 것은 네타와의 관계입니다. 니기리 안에서 소금이 든 샤리는 네타와 닿는 면에서 네타의 남는 수분을 조금 끌어냅니다. 그리고 네타의 맛을 조이고 윤곽을 준다고 합니다.
설탕, 곧 자당의 분자에는 물과 결합하는 부분이 많습니다. 그래서 물을 끌어안습니다. 게다가 지은 전분 사이로 설탕이 끼어듭니다. 그러면 전분끼리 다시 달라붙어 딱딱하게 굳는 것을 방해합니다. 이것이 설탕이 노화를 늦추는 원리입니다. 쌀알 표면에 설탕의 얇은 층이 생기면 빛을 반사해서 윤기가 납니다.
식초에는 쌀알 표면의 단백질을 조금 변화시켜 조이고, 알이 잘 서게 하는 작용도 있다고 합니다. 또 냉장고가 없던 에도에서 니기리 스시 장사가 성립한 이유 가운데 하나도, 식초의 정균 작용에 있었다고 봅니다.
네타와 계절에 따라 배합을 바꾸기
배합은 가게의 네타에 맞추어 정합니다. 기름진 참치나 방어가 중심인 가게는 신맛과 소금을 살려 기름기를 끊어 줍니다. 흰살생선이나 조개가 중심인 가게는 신맛을 순하게 합니다. 히카리모노를 많이 쥐는 가게는 네타 자체가 식초로 절여져 있으므로, 그만큼 샤리의 신맛을 줄입니다.
계절에 따라서도 바꿉니다. 여름에는 신맛과 소금을 조금 강하게, 겨울에는 조금 줄여 부드럽게 하는 가게가 많습니다.
쌀에 따라서도 바꿉니다. 쌀의 연수가 바뀌면 식초를 흡수하는 정도가 바뀝니다. 가을에 햅쌀로 바뀌는 시기에는 식초가 잘 흡수되지 않습니다. 그래서 식초를 1할 늘리거나 소금을 1할 줄입니다.
해외에서 '단 샤리'를 좋아하는 시장이라면, 설탕을 늘리기 전에 먼저 의심해 봅니다. 손님이 원하는 단맛이 사실은 짠맛이 부족하거나 신맛이 모난 것을 말하는 것은 아닌지 하는 점입니다.
8.4 배합초의 준비와 보존
배합초는 다음 순서로 준비합니다. 어느 단계에나 이유가 있습니다.
- 계량하기 식초는 mL, 소금과 설탕은 g으로 잽니다. 큰술이나 컵은 쓰지 않습니다.
- 녹이기 식초에 소금과 설탕을 넣어 녹입니다. 데운다면 약한 불로 50~60℃ 정도까지만 합니다. 끓여서는 안 됩니다. 아세트산은 날아가기 쉬워서, 끓이면 신맛과 향이 빠지고 양까지 줄어듭니다. 불을 쓰지 않고 상온에서 하룻밤 두어 녹이는 가게도 많습니다.
- 묵히기 1일 이상 두면 신맛의 모난 부분이 가시고 맛이 어우러집니다.
- 보존하기 유리, 법랑, 수지 용기에 넣고, 직사광선을 피해 서늘한 곳에 둡니다. 용기에는 준비한 날짜를 적습니다(제5장).
알루미늄, 철, 구리 용기는 쓰지 않습니다. 산 때문에 상하고, 금속이 녹아 나오기 때문입니다.
배합초는 pH가 낮고 소금도 들어 있으므로, 상온에서 오래갑니다. 다만 다시마나 다시(맛국물)를 넣은 것은 상하기 쉬워집니다. 냉장하고, 1주일 안에 다 씁니다.
흰 식초와 아카즈의 블렌드, 다시마를 넣는 준비
아카즈만 쓴 샤리는 색이 진하고 감칠맛이 강해서 네타를 가립니다. 쌀식초만 쓴 샤리는 가벼워서 담백한 네타에 맞지만, 참치에는 조금 약해집니다.
그래서 많은 가게가 아카즈와 쌀식초를 섞어 씁니다. 비율은 아카즈 대 쌀식초가 1 대 1에서 7 대 3 정도 사이입니다. 섞는 비율을 바꾸면 산의 양도 바뀌므로, 산도로 다시 계산합니다. 흰살생선에는 조금 단 흰 샤리, 참치나 히카리모노에는 설탕 없는 아카즈 샤리처럼, 두 가지를 구분해 쓰는 가게도 있습니다.
| 양식 | 식초 | 소금 | 설탕 | 성격 |
|---|---|---|---|---|
| 아카즈와 쌀식초의 블렌드 | 합쳐서 180~200mL | 35~40g | 0~30g | 색과 감칠맛을 적당히. 두 가지 샤리를 구분해 쓰는 가게도 |
배합초에 다시마를 한 조각 넣고 1~2일 묵혀 감칠맛을 옮기는 가게도 있습니다. 다만 넣은 채로 두면 미끈거림과 잡맛이 나옵니다. 다시마는 2일 안에 꺼냅니다.
8.5 소금과 설탕의 종류
소금의 주성분은 염화나트륨입니다. 그러나 만드는 법에 따라 결정의 크기, 들어 있는 수분, 간수의 양이 다릅니다. 간수는 바닷물에서 소금을 얻고 남은 액체에 많은 성분이며, 주된 것은 염화마그네슘입니다. 이 차이가 소금이 작용하는 방식을 바꿉니다.
굵은 소금
굵은 소금은 바닷물을 졸여 만드는, 결정이 큰 소금입니다. 수분과 간수를 머금고 있어 촉촉합니다.
알갱이가 크므로, 표면에 뿌려도 한꺼번에 녹지 않습니다. 천천히 녹으면서 오랫동안 삼투압을 계속 작용시킨다고 합니다. 표면을 갑자기 짜게 하지 않고, 속의 남는 수분을 시간을 들여 끌어냅니다. 그래서 생선의 소금 절임(시오지메, 제13장·제16장)에 맞는다는 것이 장인들의 설명입니다. 간수의 마그네슘은 약간의 쓴맛을 더합니다. 단백질을 조이는 작용도 있습니다.
구운 소금과 정제염
구운 소금은 소금을 높은 온도로 구워 수분을 날린 것입니다. 구우면 습기를 빨아들이는 간수 성분이 습기를 잘 빨아들이지 않는 형태로 바뀝니다. 그래서 보송보송하게 말라 있고 알갱이가 고와서, 빠르고 고르게 녹습니다. 쓴맛이 적고 짠맛이 깔끔합니다.
정제염은 염화나트륨이 99% 이상인 소금으로, 구운 소금에 가까운 성질입니다. 안정적으로 계량할 수 있습니다.
배합초에 녹이는 소금, 쥐기 직전에 뿌리는 소금, 네타에 곁들이는 소금에는 구운 소금이나 정제염이 맞습니다. 고르게 녹고, 양을 정확히 잴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해초 소금(모시오)이나 암염은 풍미를 더하는 소금이어서, 배합초의 기본에는 쓰지 않습니다(제20장).
본 검정에서 묻는 굵은 소금과 구운 소금의 구분은 다음과 같습니다. 굵은 소금은 알갱이가 크고 수분을 머금어, 천천히 녹으며 삼투압을 오래 유지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표면을 갑자기 짜게 하지 않고, 속의 남는 수분을 끌어냅니다. 구운 소금은 마르고 고와서, 고르고 빠르게 녹습니다.
| 종류 | 알갱이와 수분 | 녹는 방식 | 맞는 쓰임새 |
|---|---|---|---|
| 굵은 소금 | 알갱이가 큼. 수분과 간수를 머금어 촉촉함 | 천천히 녹고, 삼투압이 오래 지속된다고 함 | 생선의 소금 절임 |
| 구운 소금 | 알갱이가 고움. 말라서 보송보송함 | 빠르고 고르게 녹음 | 배합초, 뿌림 소금, 네타에 곁들이는 소금 |
설탕의 종류
일본식 백설탕(조하쿠토)은 알갱이가 곱고 잘 녹는 설탕입니다. 전화당을 함유하므로 촉촉한 단맛이 나며, 배합초에 가장 많이 쓰입니다. 그래뉴당은 자당의 순도가 높고, 깔끔한 단맛에 잡맛이 없습니다. 산온토(일본식 갈색 설탕)나 기비토(사탕수수 설탕)는 정제 정도가 낮아서, 캐러멜에서 오는 깊은 맛과 색이 있습니다.
설탕의 종류에 따라 단맛의 질은 달라집니다. 그러나 물을 끌어안는 작용과 노화를 늦추는 작용은 어느 것이나 거의 같습니다.
이 장의 정리
- 식초는 알코올을 초산균이 아세트산으로 바꾸어 만들어집니다. 산도는 식초 100mL 속 산의 무게이며, 식초를 바꾸면 산의 양이 같아지도록 양을 다시 계산합니다.
- 쌀식초는 부드러워 흰살생선·조개에 맞고, 곡물식초는 가볍고, 주정식초는 날카로운 신맛으로 개운함을 내며 등푸른생선을 절입니다. 아카즈는 깊은 맛이 있으며, 에도마에에서는 설탕을 쓰지 않는 배합이 전통이라고 합니다.
- 식초는 균을 죽이지 않고 잘 늘지 못하게 할 뿐입니다(정균). 배합초는 끓이지 않고, 금속 용기를 피하며, 준비한 날짜를 적어 보존합니다.
- 배합은 쌀 1되에 식초 180~220mL, 소금 30~45g, 설탕 0~120g의 폭에서 네타와의 궁합으로 정하고, 무게로 재서 기록합니다.
- 아카즈의 색과 향은 아미노산과 당의 마이야르 반응으로 생기는 멜라노이딘 때문입니다(1급).
- 소금은 입자 수가 많아 삼투압이 강합니다. 설탕은 물을 끌어안고, 전분이 다시 굳는 것을 막아 노화를 늦춥니다(1급).
- 굵은 소금은 천천히 녹아 소금 절임에 맞는다고 하며, 구운 소금은 고르고 빠르게 녹아 배합초나 뿌림 소금에 맞습니다(1급).
확인 문제
문제 1 산도 4.5%의 쌀식초 200mL로 만들던 배합초를 산도 5%의 식초로 바꿉니다. 산의 양을 같게 하려면 쓸 새 식초의 양으로 옳은 것은 어느 것입니까?
a 160mL
b 180mL
c 200mL
d 222mL
e 250mL
정답: b
지금의 양 200에 산도 4.5를 곱하면 900입니다. 이것을 새 식초의 산도 5로 나누면 180이 됩니다. 산도가 높은 식초를 같은 양 그대로 쓰면 신맛이 너무 두드러집니다. 식초를 바꿀 때는 반드시 산도를 보고 다시 계산합니다.
문제 2 배합초와 식초의 작용에 대해 옳은 것은 어느 것입니까?
a 식초는 균을 죽이므로, 초밥용 밥은 몇 시간을 두어도 안전하다
b 주정식초는 같은 산도라도 다른 식초보다 균을 억제하는 힘이 훨씬 강하다
c 배합초는 잘 녹도록 끓인 다음 쓴다
d 식초는 균을 잘 늘지 못하게 한다(정균). 배합초는 끓이지 않고, 금속 용기를 피해 보존한다
e 배합은 큰술과 컵으로 재면 매번 같은 맛이 된다
정답: d
식초는 균을 죽이는 것이 아니라 잘 늘지 못하게 할 뿐입니다. 시간이 지나면 초밥용 밥도 안전하지 않게 됩니다. 아세트산은 날아가기 쉬우므로 배합초는 끓이지 않습니다. 알루미늄·철·구리 용기는 산 때문에 상하고 금속이 녹아 나옵니다. b는 틀렸습니다. 균을 억제하는 힘은 주로 산도로 정해집니다. e도 틀렸습니다. 소금 알갱이의 크기에 따라 같은 한 숟가락의 무게가 달라지므로, 무게로 잽니다.
문제 3 아카즈(가스즈)의 갈색과 달콤한 향을 만드는 변화로 옳은 것은 어느 것입니까?
a 초산균이 아세트산을 만들 때 내는 색소
b 술지게미의 아미노산과 당이 오랜 시간에 걸쳐 결합하는 마이야르 반응과, 그로써 생기는 멜라노이딘
c 술지게미의 지방이 공기로 산화하는 변화
d 숙성 중에 늘어난 곰팡이의 색소
e 마무리로 넣는 캐러멜의 색
정답: b
아카즈는 술지게미를 1~3년, 긴 것은 5년 이상 묵힌 다음 만듭니다. 그동안 술지게미에 많은 아미노산과 당이 결합하는 마이야르 반응(아미노카보닐 반응)이 상온에서 천천히 진행됩니다. 이 반응으로 갈색 색소인 멜라노이딘과 많은 향 성분이 생깁니다. 된장이나 간장의 색, 빵이 구워진 색과 같은 반응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