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I부 식품 안전
제6장
왜 맨손으로 쥘 수 있는가
해외의 많은 나라에서는 스시를 장갑 낀 손으로 쥡니다. 일본의 장인은 맨손으로 쥡니다. '왜 맨손이어도 괜찮은가'에 이유를 들어 답할 수 있는 것이 스시 장인에게 요구되는 능력입니다. 답은 손 씻기, 데즈(손에 묻히는 식초물), 초밥용 밥의 산, 시간 관리라는 체계에 있습니다.
이 장에서 배울 것
- 장갑의 문제점과, 장갑이 필요한 상황을 설명할 수 있다
- 손 씻기와 데즈의 역할을 설명하고, 데즈를 올바르게 쓸 수 있다
- 초밥용 밥이 잘 상하지 않는 이유와, 그래도 시간 관리가 필요한 이유를 설명할 수 있다
- 와사비·초생강·녹차가 '보조'인 이유와, 나레즈시·사워도우와 같은 '산으로 지키는' 원리를 설명할 수 있다
- 아세트산이 세균을 억제하는 원리와, 해외에서 맨손 체계를 인정받기 위한 서류와 기록을 설명할 수 있다(1급)
6.1 장갑으로는 맛있는 스시를 쥘 수 없다
미국 식품위생 기준인 FDA 푸드 코드(Food Code)는 즉석섭취식품을 맨손으로 만지는 것을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있습니다. 즉석섭취식품이란 가열 등을 하지 않고 손님의 입에 들어가는 식품을 말합니다. 초밥용 밥도, 사시미(회)도, 니기리 스시도 여기에 해당합니다. 그래서 미국의 많은 스시집은 장갑을 끼고 쥡니다. 유럽이나 오세아니아에도 즉석섭취식품을 불필요하게 맨손으로 만지지 않도록 요구하는 규정이 있습니다. 다만 미국처럼 원칙적으로 금지하는 것은 아닙니다.
맛의 문제
좋은 샤리다마(니기리용 밥 뭉치)는 겉은 단단하게 잡혀 있고, 속은 폭신하게 공기를 머금고 있습니다(제24장). 이 모양은 손끝으로 밥알의 감촉을 느끼며 힘을 조절해서 만듭니다. 장갑은 이 감촉을 빼앗습니다. 힘 조절이 어긋나서, 공기가 빠진 딱딱한 경단이 되거나, 잡히지 않고 부서집니다. 밥알도 장갑에 달라붙어 다음 스시로 옮겨 갑니다.
위생의 문제
장갑은 보기만큼 청결하지 않습니다. 이유는 네 가지입니다.
첫째, 장갑 위는 씻지 않습니다. 장갑은 끼고 나서 벗을 때까지 한 번도 씻지 않습니다. 생선을 만지고, 계산대를 만지고, 도마를 닦은 장갑이 그대로 다음 샤리(초밥용 밥)를 쥡니다.
둘째, 손이 더러워졌다는 감각이 없어서, 맨손이라면 씻었을 상황에서도 씻지 않고 다음 일로 넘어갑니다. 갈아 끼우지 않는 장갑은 세균을 옮기는 도구가 됩니다.
셋째, 데즈가 장갑에 잘 배지 않아서 밥알이 남습니다. 넷째, 장갑 안은 땀이 차서 피부의 세균이 늘어나고, 얇은 장갑은 찢어져도 알아차리기 어렵습니다.
일본스시협회의 입장은 분명합니다. 맨손으로 쥐기 위한 위생 체계를 몸에 익힌 장인만이 맨손으로 쥐어도 됩니다. 맨손은 전통이라서 허용되는 것이 아닙니다. 체계를 매일 실천하는 장인의 맨손은, 씻지도 갈아 끼우지도 않는 장갑보다 안전합니다. 게다가 맛있는 스시를 쥘 수 있습니다.
장갑이 필요한 상황
그래도 장갑을 써야 하는 상황은 있습니다. 첫째는 손에 상처나 피부 트러블, 곪은 곳이 있을 때입니다. 둘째는 맨손이 금지된 나라나 지역에서, 예외 승인을 아직 받지 못했을 때입니다(6.6절). 셋째는 알레르기의 원인이 되는 식재료를 다룰 때입니다. 문제는 장갑 그 자체가 아닙니다. '끼기만 하면 위생은 완성된다'는 믿음입니다.
6.2 손 씻기와 데즈
맨손 스시를 지키는 체계는 네 개의 기둥과 몇 가지 보조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기둥은 손 씻기, 데즈, 초밥용 밥의 산, 시간 관리의 네 가지입니다. 와사비·초생강·녹차는 보조입니다.
| 체계 | 하는 일 | 위치 |
|---|---|---|
| 손 씻기 | 세균을 비누로 띄워서 씻어 낸다(제4장) | 기둥(토대) |
| 데즈 | 손 표면을 산성으로 유지하고, 밥알이 잘 붙지 않게 한다 | 기둥 |
| 초밥용 밥의 산 | pH를 4.0~4.5로 낮추어, 세균이 잘 늘지 않게 한다 | 기둥 |
| 시간 관리 | 정한 시간이 지난 샤리는 버린다 | 기둥 |
| 와사비·초생강·녹차 | 세균을 억제하는 작용이 보고되어 있다. 입가심 | 보조 |
손 씻기와 손톱
토대는 손 씻기입니다(제4장). 출근할 때, 화장실에 다녀온 뒤, 날생선을 씻은 뒤, 돈이나 얼굴을 만진 뒤, 그리고 니기리 작업으로 넘어가기 전에 씻습니다. 더러움이 심한 작업 뒤에는 두 번 씻기를 합니다. 손톱은 짧게 깎고, 손톱 솔로 씻습니다. 손톱 밑은 세균이 가장 많이 남는 곳입니다. 반지나 시계는 그 밑을 씻을 수 없으므로 뺍니다.
데즈란
니기리를 쥘 때 손을 적시는 물을 데미즈(손 물)라고 합니다. 여기에 식초를 더한 것이 데즈(손에 묻히는 식초물)입니다. 배합은 물과 식초를 대략 1 대 1에서 3 대 1 사이로 하며, 가게마다 조절합니다. 3 대 1이란 물 3에 식초 1입니다. 식초의 pH는 2.5~3 정도입니다. 물 3 대 식초 1로 묽혀도 데즈의 pH는 3 전후에 머뭅니다.
데즈의 역할은 세 가지입니다.
첫째는 밥알이 손에 잘 붙지 않게 하는 것입니다. 손을 적시면 손과 밥알 사이에 얇은 물의 막이 생깁니다. 이 막 덕분에 밥알을 상하게 하지 않고 다룰 수 있습니다. 식초에도 잘 붙지 않게 하는 작용이 있다고 하지만, 그 원리는 잘 밝혀져 있지 않습니다.
둘째는 손 표면을 산성으로 유지하는 것입니다. 산성인 손 위에서는 세균이 잘 늘지 않습니다. 다만 데즈는 세균을 죽이는 약이 아닙니다. 늘어나는 것을 억제하는 작용이며, 이것을 정균이라고 합니다. 손 씻기로 세균을 떨어낸 뒤가 아니면 의미가 없습니다.
셋째는 손을 적셔서 식히는 것입니다.
쓰는 법은, 손끝을 데즈에 담갔다가 양 손바닥 전체에 얇게 펴 바릅니다. 기준은 '손바닥이 반짝일 정도'입니다. 너무 많으면 샤리가 질척해집니다. 너무 적으면 밥알이 붙습니다. 작업이 바뀔 때마다 다시 묻힙니다. 밥알이나 기름이 뜬 데즈는 세균을 옮기므로, 영업 중에 몇 번 새것으로 바꿉니다.
손을 식히고, 손놀림을 줄인다
사람의 체온은 약 36℃입니다. 손바닥 표면도 30℃ 전후입니다. 도로(참치의 기름진 살)의 지방은 냉장고 온도에서는 굳어 있습니다. 하지만 체온보다 낮은 온도에서 부드러워지고 녹아 나옵니다(제14장). 장인의 손에 오래 닿은 도로는 표면의 지방이 녹아 맛이 떨어지고, 샤리에도 들러붙습니다. 그래서 지방이 많은 네타(재료)를 쥐기 전에 얼음물로 손을 식히는 장인이 많습니다.
위생 면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손이 닿는 횟수와 시간이 늘수록 손의 열과 세균이 네타와 샤리로 옮겨 갑니다. 네타의 표면이 따뜻해지면 네타 위의 세균도 늘기 쉬운 온도에 가까워집니다. 데가에시(제24장)에서 손놀림을 적게 하는 것은 모양을 아름답게 하기 위해서만이 아닙니다. 손이 식재료에 닿아 있는 시간을 가장 짧게 하기 위해서이기도 합니다.
작업마다 리셋
손은 작업이 바뀔 때마다 리셋합니다. 생선을 물로 씻은 손으로 사쿠(손질한 살덩어리)를 뜨지 않는다. 사쿠를 썬 손으로 계산하지 않는다. 계산한 손으로 쥐지 않는다.
데즈의 산의 세기
시판 식초는 아세트산을 4~5% 포함합니다. 데즈의 pH 3 전후는, 보툴리누스균의 경계로 여겨지는 pH 4.6을 크게 밑돕니다. 살모넬라균의 경계로 여겨지는 pH 3.7 전후 등, 많은 식중독균이 증식할 수 있는 하한보다도 낮은 값입니다. 그래도 작용은 정균입니다. 세균을 떨어내는 것은 손 씻기뿐입니다.
6.3 초밥용 밥의 산과 시간 관리
지은 밥은 수분도 영양도 풍부합니다. pH(피에이치)는 6~7로, 중성에 가까운 값입니다. pH란 산성인지 알칼리성인지를 0부터 14까지의 수로 나타내는 지표입니다. 7이 중성이고, 작을수록 산성이 강해집니다. 중성에 가까운 밥은 세균에게 지내기 좋은 곳입니다. 여기에 배합초를 뿌려 섞으면, 초밥용 밥의 pH는 대략 4.0~4.5로 내려갑니다. 배합이나 섞인 정도의 불균일에 따라서는 4.6을 넘는 경우도 있습니다.
pH가 낮아질수록 많은 세균은 잘 늘지 않게 됩니다. 다만 'pH 4.6 이하라면 세균은 늘지 않는다'는 말은 틀렸습니다. 4.6은 보툴리누스균이 증식할 수 없게 되는 경계입니다. 하지만 모든 세균의 경계는 아닙니다. 살모넬라균이나 황색포도상구균은 초밥용 밥의 pH에서도 천천히 늘어나는 경우가 있습니다. 식초는 세균을 죽이는 것이 아니라, 잘 늘지 않게 할 뿐입니다.
사람 체온은 위험 온도대의 한가운데
쥘 때의 샤리는 사람 체온 정도, 대략 35~37℃입니다(제9장). 이것은 위험 온도대인 10~60℃의 한가운데로, 많은 세균이 잘 늘어나는 온도입니다. 즉 스시는 온도로 세균을 억제하는 것을 포기하고, 대신 산과 시간으로 억제하는 음식인 것입니다. 여기서 두 가지 오해가 풀립니다.
첫째는 '초밥용 밥이니까 몇 시간 두어도 괜찮다'는 오해입니다. 쌀에는 바실루스 세레우스균이 있습니다. 흙에서 유래하여 쌀에 흔히 붙어 있는 세균입니다. 이 세균은 아포라는 단단한 껍데기에 틀어박힌 모습이 되어, 밥 짓는 열을 견디고 살아남습니다(제2장). 그리고 실온의 밥 속에서 깨어나 늘어나며 독소를 만듭니다. 구토를 일으키는 독소는 가열해도 파괴되지 않습니다. 초밥용 밥의 산은 증식을 크게 늦춥니다. 하지만 식초가 잘 섞이지 않은 곳에서는 늘어날 여지가 있습니다.
그래서 샤리를 버리는 시간을 가게에서 정합니다. 식초를 섞은 시각을 적고, 정한 시간이 지난 샤리는 남아 있어도 버립니다. 일본의 많은 가게는 2~4시간을 기준으로 하고 있습니다.
둘째는 '냉장고에서 식히면 안전하다'는 오해입니다. 식힌 샤리는 안전하지만, 딱딱하고 푸석푸석해집니다(제7장). 입안에서 네타의 지방을 녹일 수도 없습니다. 산과 시간으로 지키는 길을 고른 이상, 스시 장인은 시간에 엄격해야 합니다.
세균마다 다른 경계와, 아세트산이 듣는 방식
세계의 식품 규정은 pH 4.6을 경계로 '산성 식품'과 '산성이 약한 식품'을 나눕니다. 보툴리누스균을 기준으로 삼고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세균이 증식할 수 없게 되는 pH의 경계는 세균마다 다릅니다. 다른 조건이 갖춰졌을 때의 하한으로 비교합니다. 장염비브리오는 pH 4.8 전후, 바실루스 세레우스균은 약 4.3을 밑돌면 늘지 않게 됩니다. 한편 살모넬라균은 약 3.7, 황색포도상구균은 약 4.0이 하한입니다(제2장). 이 두 가지는 초밥용 밥의 pH에서도 천천히 늘어날 수 있는 것입니다. 초밥용 밥은 낮은 pH와 아세트산의 작용에 시간 관리를 조합하여, 이들 세균을 '잘 늘지 않는' 쪽으로 몰아내고 있습니다.
수분활성도는 조연
또 하나의 방어는 수분활성도를 낮추는 것입니다. 수분활성도란 식품 속 물 가운데 세균이 쓸 수 있는 물의 비율을 0부터 1까지의 수로 나타낸 것입니다(제2장). 흰밥의 수분활성도는 0.98 전후로 높은 값입니다. 배합초의 소금과 설탕, 식초의 성분은 물과 결합하여, 세균이 쓸 수 있는 물을 조금 줄입니다. 다만 샤리에 들어가는 정도의 양으로는 아주 조금밖에 내려가지 않습니다. 주역은 pH이고, 수분활성도는 보조입니다. 그래도 소금과 설탕은 맛만을 위해 들어 있는 것이 아닙니다.
시간의 규칙과 보온 도구
바실루스 세레우스균이 만드는, 구토를 일으키는 독소는 세레울라이드라고 합니다. 126℃에서 90분 가열해도 파괴되지 않습니다. 늘어나지 않게 하는 것이 전부입니다.
미국 FDA 푸드 코드는 시간으로 관리하는 경우, 온도 관리에서 벗어난 뒤 4시간 이내에 내거나 버리도록 요구합니다.
온도로 지키는 도구도 있습니다. 고온의 샤리 워머(보온 통)는 70℃ 정도로, 세균이 늘지 않는 60℃ 이상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쌀은 마르고 아세트산은 날아갑니다. 냉장하면 전분이 노화하여 딱딱해집니다(제7장). 둘 다 샤리의 맛을 망치므로, 스시는 산과 시간으로 지키는 길을 골라 온 것입니다.
6.4 와사비·초생강·녹차는 '보조'
스시 한 관은 여러 겹의 방어를 겹쳐서 만들어집니다. 하지만 그 어느 것도 세균을 0으로 만드는 힘은 없습니다.
와사비(고추냉이)의 매운맛은 갈아서 세포가 부서질 때 생깁니다. 세포 안의 성분과 효소가 물속에서 섞여 생겨나는 것입니다(제21장). 이 매운 성분에는 대장균 O157이나 황색포도상구균 등의 증식을 억제하는 작용이 실험에서 보고되어 있습니다. 와사비를 네타와 샤리 사이에 끼우는 것은 날아가기 쉬운 향을 가두기 위해서입니다. 수분과 영양이 모이는 경계에서 세균을 억제하는 작용도 조금은 기대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한 관 분량의 와사비로 세균을 모두 죽일 수는 없습니다. 아니사키스도 죽지 않습니다(제3장).
초생강(가리)은 생강을 단식초에 절인 것입니다. 절임액은 pH 3 전후로, 초생강 자체가 잘 상하지 않는 음식입니다. 생강의 성분에도 세균을 억제하는 작용이 보고되어 있습니다. 앞서 먹은 한 관의 기름기나 냄새를 지우는 입가심이기도 합니다.
뜨거운 차를 스시집에서는 은어로 따로 부릅니다. 열로 입안의 기름기를 녹여 씻어 냅니다. 차의 떫은맛의 원인인 카테킨은 단백질과 결합하는 성질이 있습니다. 이 떫은맛이 느끼함을 없애고, 다음 한 관의 맛을 또렷하게 합니다. 카테킨에도 세균을 억제하는 작용이 보고되어 있습니다.
간장이나 니키리(끓인 간장)의 염분, 그리고 소금 절임(시오지메), 초절임(스지메), 다시마 절임(곤부지메), 즈케(간장 절임) 같은 에도마에(에도식)의 '시고토(밑작업)'도, 수분을 빼고 소금이나 산으로 네타를 지키는 기술입니다(제13장). 스시는 방어를 몇 겹으로 겹친 음식입니다. 하지만 모두 보조입니다.
보조 방어를 성분으로 본다
와사비의 매운 성분은 알릴 이소티오시아네이트입니다. 와사비의 세포가 으깨지면, 시니그린이라는 성분이 미로시나아제라는 효소의 작용으로 바뀌어 생깁니다. 대장균 O157, 황색포도상구균, 살모넬라균 등에 대한 항균 작용이 보고되어 있습니다. 이 성분은 날아가기 쉬워서, 기체가 되어 주변으로 퍼집니다.
네타와 샤리의 경계에서는 차가운 생선과 사람 체온 정도의 밥이 맞닿고, 생선에서 나오는 수분과 영양이 밥과 섞입니다. 세균이 늘기 쉬운 곳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곳에 둔 와사비의 성분은 경계 전체에 퍼집니다. 끼워 넣은 매운맛과 향은 입에 넣는 순간 피어오릅니다. 위에 올린 와사비는 향을 날려 보내고, 경계도 지키지 못합니다.
초생강의 생강에 들어 있는 진저롤에도 항균 작용이 보고되어 있습니다. 차의 카테킨은 수렴 작용을 가집니다. 단백질과 강하게 결합하여 조이는 작용입니다. 진간장(고이쿠치)은 염분이 약 15%입니다. 일본식품표준성분표의 식염상당량으로는 100 g당 14.5 g입니다(제20장). pH는 4.7~4.9, 수분활성도는 0.8 전후입니다. 이 안에서는 식중독균이 거의 늘지 않습니다. 니키리는 네타의 표면을 염분과 산으로 덮습니다.
절임 작업은 위생의 기술이기도 합니다. 소금 절임은 소금으로 수분을 빼서 수분활성도를 낮춥니다. 초절임은 pH를 낮추고, 단백질의 성질을 바꿉니다. 다시마 절임은 다시마로 수분을 옮기고, 감칠맛을 더하면서 수분활성도를 낮춥니다. 즈케는 간장의 염분과 술로 표면을 지킵니다. 모두 냉장고가 없던 시대에 발달한 '수분을 빼고, 산이나 소금으로 지키는' 기술입니다. 에도마에의 시고토는 맛의 기술인 동시에 위생의 기술이었습니다.
| 재료 | 작용하는 성분 | 지키는 방식 |
|---|---|---|
| 초밥용 밥 | 아세트산, 소금, 설탕 | pH 4.0~4.5. 수분활성도를 조금 낮춘다 |
| 데즈 | 아세트산(pH 3 전후) | 손 표면을 산성으로 유지하고, 밥알이 붙는 것을 막는다 |
| 와사비 | 알릴 이소티오시아네이트 | 네타와 샤리의 경계에서, 날아가는 성분이 보조적으로 세균을 억제한다 |
| 초생강 | 아세트산, 진저롤 | 스스로는 산 때문에 잘 상하지 않는다. 입가심으로 미각을 리셋 |
| 녹차 | 카테킨, 열 | 뜨거운 물로 기름기를 씻어 내고, 수렴 작용으로 입안을 리셋 |
| 간장·니키리 | 염분 약 15%, pH 4.7~4.9 | 네타의 표면을 소금과 산으로 덮는다 |
| 소금 절임·초절임·다시마 절임·즈케 | 소금, 아세트산, 다시마, 간장 | 수분을 빼고, pH를 낮추고, 표면을 지킨다 |
6.5 산으로 지킨다 ― 나레즈시·사워도우·절임 채소
스시의 시작은 '시큼한 저장 식품'
스시의 원점은 나레즈시입니다. 생선을 소금, 밥과 함께 절여 몇 달에서 몇 년 단위로 발효시킨 저장 식품입니다. 동남아시아에서 중국 남부를 거쳐 일본에 전해졌다고 합니다(제25장).
소금에 절인 생선을 지은 밥에 묻고 누름돌을 올립니다. 그러면 유산균(젖산균)이 밥의 전분을 먹이로 삼아 늘어납니다. 유산균은 당으로 젖산을 만드는 세균입니다. 전체의 pH는 4 전후까지 내려갑니다. 소금으로 수분이 빠지고, 누름돌로 공기가 차단되고, 산성이 된 통 안에서는 썩게 하는 세균도 식중독균도 거의 늘어나지 못합니다. 생선은 몇 달이나 보존되었고, 시큼해진 밥은 버려졌습니다. 지금도 시가현 비와호의 후나즈시(붕어 나레즈시)에 그 모습이 남아 있습니다.
무로마치 시대에는 발효를 짧게 하여 밥도 함께 먹는 '나마나레'가 생겨났습니다. 에도 시대에는 발효를 그만두고 밥에 식초를 섞는 '하야즈시'가 생겨났습니다. 몇 달에 걸쳐 유산균에게 만들게 하던 '시큼한 밥'을 식초로 곧바로 만들 수 있게 한 것입니다. 초밥용 밥이란 발효의 시간을 식초로 바꾸어 놓은, 나레즈시의 근대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사워도우도 절임 채소도 같은 원리
사워도우는 신맛이 나는 빵입니다. 밀가루와 물을 발효시킨 빵 종(발효종)으로 부풀립니다. 빵 종 안에서는 유산균이 젖산과 아세트산을 만들고, 야생 효모가 탄산가스를 만듭니다. 반죽의 pH는 3.8~4.5까지 내려갑니다. 이 산이 곰팡이를 늦춥니다. 그리고 빵을 실처럼 끈적하게 상하게 하는 고초균을 억제합니다. 냉장고도 보존료도 없던 시대에 빵을 며칠씩 보존할 수 있었던 이유 가운데 하나입니다.
고초균은 밥에서 늘어나는 바실루스 세레우스균의 친척입니다. 둘 다 아포를 만들어, 굽거나 밥을 짓는 열을 견디고 살아남습니다. 그리고 둘 다 산 속에서는 잘 늘지 않게 됩니다. 사워도우와 초밥용 밥은 같은 상대를 같은 무기로 이겨 온 것입니다.
누카즈케(쌀겨 절임), 김치, 사워크라우트는 젖산 발효로 채소를 산성으로 만들어 지킵니다. 피클은 식초로 산성으로 만듭니다. 세계 저장 식품의 대부분은 세 가지의 조합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산성으로 만든다, 소금 등으로 물의 작용을 억제한다, 공기와 시간을 관리한다의 세 가지입니다. 스시도 그 일원입니다.
세계의 저장 식품에 통하는 사고방식
요구르트는 유산균이 젖의 당을 젖산으로 바꾸어 만듭니다. pH 4.0~4.6에서 젖을 굳히는 동시에 지킵니다. 치즈는 산과 소금과 수분 빼기를 조합합니다. 우메보시(매실 절임)는 소금과, 매실의 산인 구연산으로 지킵니다. 젓갈이나 어간장은 높은 염분으로 수분활성도를 낮춥니다.
모두 pH를 낮춘다, 수분활성도를 낮춘다, 공기와 시간을 관리한다 가운데 어느 것을 조합하고 있습니다. 제2장에서 배운 '세균만 늘지 않으면 원리적으로는 언제까지나 먹을 수 있다'는 사고방식을, 사람은 옛날부터 경험으로 알고 있었던 것입니다.
6.6 장갑이 의무인 나라에서
해외에서 스시를 쥔다면, 지키는 순서는 첫째가 그 나라의 법령, 둘째가 과학, 셋째가 일본의 방식입니다. 규칙을 어기면 영업 허가를 잃고, 일본 스시 전체의 신용도 떨어뜨립니다. 그래도 맨손의 길이 닫혀 있다고는 할 수 없습니다.
미국 FDA 푸드 코드는 맨손 접촉을 금지하고 있습니다. 그 한편으로, 보건 당국에 대체 절차를 신청하여 승인을 받으면 맨손으로 만지는 것을 인정합니다. 신청할 때는 손 씻기 체계나 종업원의 건강 관리 등을 서면으로 제시합니다. 병원이나 고령자 시설 등, 감염에 약한 사람에게 식사를 내는 곳에서는 쓸 수 없습니다. 일본 장인에게 부족한 것은 체계가 아닙니다. 그것을 적고, 기록하고, 보여 주는 습관입니다.
초밥용 밥에 대해서도 많은 지역에서 충분히 산성이라는 것을 보이도록 요구합니다. 기준은 지역에 따라 달라서, pH 4.6 이하인 곳도 있고 4.2 이하인 곳도 있습니다. pH 측정기라는, pH를 재는 계기를 주방에 둡니다. 영업일마다 pH 4.0과 7.0의 표준액으로 눈금을 맞춥니다. 이것을 교정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밥을 지을 때마다 재서 기록합니다. 시간으로 관리하는 경우에는 온도 관리에서 벗어난 때부터 4시간 뒤의 시각을 적고, 그때까지 내거나 버립니다.
대체 절차의 신청서를 갖춘다
FDA 푸드 코드의 대체 절차에서는 다음 것들을 서면으로 제시합니다.
- 맨손으로 만지는 식품의 목록.
- 작업하는 곳 바로 가까이에 손 씻기 설비가 있음을 보여 주는 도면.
- 종업원의 건강 관리 방침. 구토·설사·황달 등의 증상을 보고하게 하고, 맡는 일을 제한하는 규정입니다.
- 교육과, 손 씻기를 실시한 기록.
- 손 씻기에 더하는 관리 대책 2가지 이상. 예를 들어 두 번 씻기, 손톱 솔, 손 씻기 뒤의 손 소독제, 아플 때 쉴 수 있는 유급 병가 같은 제도, 당국이 인정한 그 밖의 대책입니다.
데즈를 관리 대책의 하나로 셀지는 당국의 판단입니다. 이 장의 맨손 체계를 문서로 만들면 요건의 대부분을 채울 수 있습니다. 손이 닿는 곳에 있는 손 씻는 곳은 설비의 문제가 아니라, 위생 체계의 일부입니다.
한편, 장갑이 이치에 맞는 작업도 있습니다. 가열한 요리를 담는 일처럼, 즉석섭취식품을 오랜 시간 계속 만지는 작업입니다. 맨손과 장갑은 상황에 따라 고르는 도구입니다.
초밥용 밥의 pH를 재고 기록한다
초밥용 밥의 pH 기준은 지역에 따라 갈립니다. 오스트레일리아의 뉴사우스웨일스주나 미국 캘리포니아주의 일부 카운티는 pH 4.6 이하입니다. FDA 푸드 코드의 사고방식은 4.2 미만입니다. 이에 따라 미국 애리조나주의 마리코파 카운티나 워싱턴주의 스노호미시 카운티는 4.2 이하를 요구합니다. 목표를 4.1 이하로 하는 곳도 있습니다. 재는 절차는 다음 네 가지입니다.
- 교정 영업일마다 pH 4.0과 7.0의 표준액으로 교정합니다. 교정하지 않은 값에는 의미가 없습니다.
- 시료 식초를 섞어 잘 버무린 뒤, 여러 곳에서 초밥용 밥을 떠냅니다. 증류수와 같은 양으로 섞는 등, 당국이 정한 방법으로 페이스트 상태로 만듭니다.
- 측정과 기록 값이 안정되면 읽습니다. 날짜, 시각, 어느 솥인지, pH 값, 담당자를 적습니다.
- 손질 전극을 씻고, 보존액에 담가 보관합니다.
기준을 넘은 솥의 밥은 그대로 쓰지 않습니다. 식초를 더한다면 잘 다시 섞고, 여러 곳에서 다시 잽니다. 그래도 기준에 미치지 못하면 시간으로 관리하거나 버립니다. 그런 다음 배합과 섞는 법을 다시 살핍니다. 다만 pH를 낮추려고 식초를 너무 늘리면 맛이 망가집니다. 배합을 바꾸지 않고 pH를 안정시키는 열쇠는, 배합초를 고르게 퍼지게 하는 샤리기리(배합초 섞기)의 기술입니다(제9장). 위생과 맛은 여기서도 일치합니다.
pH를 관리하고 있어도 더운 곳에서는 시간 관리가 필요합니다. 실온이 30℃를 넘는 주방이나 야외에서는 샤리의 시간을 2시간을 기준으로 짧게 잡습니다.
이 장의 정리
- 맨손으로 쥘 수 있는 것은 손 씻기·데즈·초밥용 밥의 산·시간 관리라는 체계를 몸에 익힌 장인이기 때문입니다. 맨손은 전통이라서 허용되는 것이 아닙니다.
- 장갑은 감촉을 빼앗고, 씻지도 갈아 끼우지도 않으면 세균을 옮깁니다. 손에 상처가 있을 때, 규칙으로 요구될 때, 알레르기의 원인이 되는 식재료를 다룰 때는 씁니다.
- 데즈는 물과 식초를 대략 1 대 1~3 대 1, pH는 3 전후. 세균을 죽이는 것이 아니라 잘 늘지 않게 하는(정균) 작용이며, 손 씻기를 대신할 수 없습니다. 손은 식히고, 손놀림을 줄입니다.
- 초밥용 밥의 pH는 4.0~4.5이지만, 세균을 완전히 멈추지는 못합니다. 사람 체온은 위험 온도대의 한가운데이므로, 샤리를 버리는 시간을 정해서 지킵니다.
- 와사비·초생강·녹차는 보조입니다. 나레즈시·사워도우·절임 채소와 초밥용 밥은 산으로 지킨다는 같은 원리 위에 있습니다.
- 아세트산은 이온으로 나뉘지 않은 형태로 세균의 막을 통과하고, 세균 안에서 산을 내놓아 증식을 멈춥니다. 수분활성도의 작용은 조연입니다(1급).
- 장갑이 의무인 나라에서는 법령을 지키고, 대체 절차의 신청서, 교정한 pH 측정기로 잰 기록, 4시간의 시간 관리로 맨손 체계를 보여 줍니다(1급).
확인 문제
문제 1 '데즈를 쓰고 있으니 손 씻기는 생략해도 된다'고 말하는 장인이 있습니다. 옳은 생각은 어느 것입니까?
a 데즈는 pH 3 전후이므로 세균을 죽이며, 손 씻기를 대신한다
b 데즈는 세균을 잘 늘지 않게 하는 정균 작용이며, 손 씻기로 세균을 떨어낸 뒤가 아니면 의미가 없다
c 데즈를 진하게 하면 손 씻기를 생략해도 된다
d 장갑을 끼면 손 씻기도 데즈도 필요 없다
e 초밥용 밥이 산성이므로 손의 세균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정답: b
데즈는 밥알이 잘 붙지 않게 하고, 손 표면을 산성으로 유지하여 세균이 잘 늘지 않게 합니다. 하지만 세균을 죽이는 약은 아닙니다. 토대는 손 씻기입니다. a와 c는 데즈를 살균제로 착각하고 있습니다. d는 틀렸습니다. 장갑도 끼기 전과 벗은 뒤에 손 씻기가 필요합니다. e도 틀렸습니다. 초밥용 밥의 산도 세균을 죽이는 것이 아니라, 잘 늘지 않게 할 뿐입니다.
문제 2 초밥용 밥의 안전에 대해 옳은 것은 어느 것입니까?
a 초밥용 밥은 pH 4.6 이하이므로 어떤 세균도 늘지 않으며, 몇 시간 두어도 안전하다
b 와사비를 네타와 샤리 사이에 끼우면 샤리의 시간 관리는 필요 없다
c 식초의 산은 세균을 잘 늘지 않게 하지만 완전히 멈추지는 못하므로, 샤리를 버리는 시간을 가게에서 정해서 지킨다
d 사람 체온 정도의 샤리는 위험 온도대보다 높은 온도이므로 세균은 늘지 않는다
e 바실루스 세레우스균의 독소는 샤리를 다시 데우면 파괴된다
정답: c
초밥용 밥의 산은 세균이 늘어나는 것을 늦추지만, 완전히 멈추지는 못합니다. 그래서 식초를 섞은 시각을 적고, 정한 시간이 지난 샤리는 버립니다. a의 4.6은 보툴리누스균의 값입니다. 살모넬라균이나 황색포도상구균은 그보다 낮은 pH에서도 천천히 늘어나는 경우가 있습니다. b의 와사비는 보조에 지나지 않습니다. d의 사람 체온, 즉 35~37℃는 위험 온도대인 10~60℃의 한가운데입니다. e의 바실루스 세레우스균이 만드는, 구토를 일으키는 독소는 가열해도 파괴되지 않습니다.
문제 3 해외의 가게에서 초밥용 밥의 pH를 재어 보니 4.9였습니다. 가장 적절한 대응은 어느 것입니까?
a 4.6에 가까우므로 문제없이 그대로 쓴다
b 소금을 더하면 pH가 내려가므로 소금을 넣는다
c 냉장고에서 식히면 안전하므로, 식힌 뒤에 쓴다
d 그대로 쓰지 않고, 시간으로 관리하거나 버린다. 식초를 더한다면 잘 다시 섞어 여러 곳에서 다시 재고, 배합과 섞는 법, pH 측정기의 교정을 다시 살핀다
e 식초를 위에서 뿌리고, 그 자리만 다시 재서 쓴다
정답: d
pH 4.9는 4.6을 넘은, 산성이 약한 쪽에 있습니다. b의 소금은 pH를 낮추지 않습니다. c의 냉장은 샤리의 품질을 망칩니다. e처럼 식초를 위에서 뿌리기만 해서는 고르게 퍼지지 않습니다. 더한다면 잘 다시 섞어 여러 곳에서 다시 잽니다. 그런 다음 배합과 섞는 법, pH 측정기의 교정을 확인합니다. 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솥의 밥은 시간으로 관리하거나 버립니다.

